
저는 지난 추석에 장을 한 번에 다 봤어요. 주말에 카트를 밀고 두 시간 만에 끝냈으니 잘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연휴가 끝나고 냉장고를 열었더니 시금치가 물러 있었어요. 같이 사 온 참기름은 뜯지도 않은 채 찬장에 그대로였고요.
한 번에 다 사면 편한 대신 두 가지가 겹칩니다. 미리 샀으면 훨씬 싸게 담았을 것을 제값에 사고, 며칠을 못 버티는 것을 너무 일찍 사서 버려요.
장보기 목록을 품목별로 적지 말고 사는 날짜별로 적으면 이 둘이 같이 사라집니다. 다만 날짜를 나누기 전에, 한 번에 다 살 때 돈이 어디로 빠지는지부터 봐야 어느 품목을 어느 날에 넣을지 정할 수 있어요.
장을 한 번에 다 보면 돈이 새는 3가지
계산대에서 나온 금액이 생각보다 크게 나오는 이유는 비싼 품목을 담아서가 아닙니다. 같은 목록을 사고도 새는 데가 셋 있어요.
집에 있는 것을 또 삽니다. 참기름, 국간장, 통깨, 부침가루처럼 명절에만 꺼내는 재료가 여기 해당해요. 지난 명절에 사 두고 반쯤 남긴 것들이라 찬장 안쪽으로 밀려 있고, 목록을 적을 때는 기억이 안 납니다.
며칠을 못 버티는 것을 너무 일찍 삽니다. 시금치, 숙주, 두부, 동태포가 대표적이에요. 연휴 전 주말에 사 두면 차례상에 올리기도 전에 물이 생깁니다.
할인 기간이 끝난 뒤에 삽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올해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8월 6일에 시작해 9월 16일에 끝냅니다. 두 마트 모두 행사 품목을 최대 50%까지 깎아 팔아요.
같은 사전예약 기간 안에서도 먼저 사는 쪽이 더 받습니다. 두 마트가 상품권과 즉시할인을 차수로 쪼개 놨거든요.

롯데마트는 1차를 8월 6일부터 9월 4일까지로 잡고 상한을 최대 1,200만 원으로 걸었습니다. 9월 5일부터 11일까지인 2차는 최대 800만 원입니다. 9월 12일부터 16일까지인 3차로 가면 최대 500만 원으로 줄어듭니다.
이마트도 같은 구조예요. 30만 원 이상 결제하면 상품권을 주는데, 1차 최대 600만 원에서 3차에는 최대 250만 원이 됩니다. 구매 금액이 클수록 받는 액수가 커지는 방식이고, 그 상한이 차수마다 내려갑니다.
미리 사는 사람이 소수도 아닙니다. 롯데마트 기준으로 선물세트를 사전예약으로 사는 비중은 2023년 55%, 2024년 60%, 2025년 70%로 올라왔어요.
셋 중 앞의 둘은 목록을 날짜별로 나누면 없어지고, 셋째는 날짜 하나만 지키면 막힙니다. 그 날짜가 9월 16일입니다.
사전예약 마감 9월 16일까지 사 둘 품목
9월 16일은 수요일이고, 추석 당일인 9월 25일에서 딱 9일 전입니다. 이날까지 담는 것은 기준이 하나예요. 냉장고에 안 넣어도 되고, 9일을 둬도 상태가 그대로인 것만 넣습니다.
- 북어포, 마른 멸치, 다시마, 마른 새우
- 참기름, 식용유, 부침가루, 튀김가루
- 간장, 소금, 설탕, 물엿, 통깨
- 밤, 대추, 곶감 같은 마른 과실
- 약과, 산자, 강정
- 통조림 과일과 햄, 차례주
선물세트도 이 칸에 들어갑니다. 보낼 곳 명단을 9월 16일 전에 확정해야 할인율이 가장 높은 구간에서 결제할 수 있어요.
무료배송 기준도 이때 같이 봅니다. 이마트는 행사카드로 5만 원 이상 결제하면 배송비를 받지 않고, 롯데마트는 3만 원 이상 사면 전국 무료배송입니다. 선물세트를 두세 곳에 보낼 계획이라면 이 기준선이 배송비를 통째로 지웁니다.

반대로 이 날짜에 사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있어요. 사과와 배는 선물용 세트라면 사전예약 대상이지만, 차례상에 깎아 올릴 것까지 지금 살 필요는 없습니다.
여기까지가 지금 사도 상하지 않는 품목입니다. 남은 것은 전부 냉장고로 들어가야 하는 것들이에요.
채소와 과일은 언제 사야 덜 버릴까?
올해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입니다. 연휴가 24일 목요일에 시작해서 26일 토요일에 끝나고, 일요일이 붙어 실질 나흘이에요. 대체공휴일은 없습니다.
연휴 첫날인 24일 목요일이 문제입니다. 이날은 생선과 나물을 사야 하는 날이라, 채소와 과일까지 같이 담으면 목록이 다시 하나로 합쳐져요.
그래서 무, 당근, 애호박, 대파, 감자, 양파, 상차림용 사과와 배는 그 앞에서 끊습니다. 장을 볼 수 있는 요일에 따라 두 갈래로 나뉘어요.
평일에 장을 볼 수 있는 집은 9월 22일 화요일이나 23일 수요일입니다. 차례상까지 이삼 일이라 냉장고에서 버티고, 24일에 살 목록과 하루 이상 떨어져 있어요.
주말에만 시간이 나는 집은 9월 19일 토요일이나 20일 일요일입니다. 이 경우 상차림까지 닷새가 남으니 무와 양파처럼 오래 가는 뿌리채소만 이날 담고, 애호박과 대파는 24일 목록으로 넘깁니다.
어느 쪽이든 장을 보러 나가기 전날 밤에 해 둘 일이 하나 있습니다. 냉장고 야채칸을 먼저 비우는 거예요.
야채칸에 남은 채소부터 그날 저녁 반찬으로 쓰고, 문짝 칸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양념을 골라냅니다. 자리를 안 만들고 장을 보면 산 것을 눕혀 넣게 되고, 눕혀 넣은 것이 정확히 연휴 뒤에 버리는 품목이 됩니다.

그런데 이 날짜에 같이 사면 안 되는 품목이 아직 남아 있어요.
생선과 나물을 차례 전날 사는 이유
동태포, 조기, 두부, 숙주, 시금치, 육전용 소고기는 9월 24일 목요일에 삽니다. 신선도 때문이라고 알고 계실 텐데, 더 큰 이유는 냉장고 자리예요.
24일 오후부터 전을 부치고 고기를 삶습니다. 부친 전과 삶은 고기는 부피가 커서 냉장고 한 칸을 통째로 차지해요.
생선과 나물을 이삼 일 전에 사 두면 그 자리를 미리 먹습니다. 그러면 전을 부치고 나서 넣을 데가 없어 상온에 두게 되고, 하루 지나 다시 데우는 일이 생겨요.
순서를 바꾸면 자리가 겹치지 않습니다. 아침에 사 온 생선과 나물은 그날 안에 손질해서 조리로 넘어가고, 비워진 그 칸에 부친 전이 들어갑니다.
24일은 연휴 첫날이라 매장이 붐빕니다. 대신 이날 담을 것이 여섯 가지 안쪽으로 줄어 있으니, 목록만 들고 가면 한 바퀴에 끝나요.
날짜를 세 번으로 나눴으면 남은 문제는 하나입니다. 각각 얼마나 살 것인가예요.
네 식구 명절 장보기 예산 계산법
명절 음식은 며칠 먹는다고 생각하고 사서 늘 남습니다. 그런데 명절 음식만 올리는 끼니를 세어 보면 생각보다 적어요.
올해 연휴는 24일 목요일 저녁부터 27일 일요일 저녁까지입니다. 이 나흘 동안 집에서 먹는 끼니가 아무리 많아도 열 끼를 넘기지 않아요. 그중 차례 음식으로 차리는 끼니는 25일 아침, 그날 점심, 26일 한 끼 정도로 세 끼입니다.
친척 집에 가거나 한 끼 외식이 끼면 두 끼로 줄어요. 이 수를 먼저 정하고 나서 양을 계산합니다.
1단계, 상에 올릴 접시 수를 센다. 전 3접시, 나물 3접시, 탕 1그릇처럼 종류별로 몇 접시가 필요한지 적어요.
2단계, 접시 하나에 담는 양을 우리 집 한 끼로 잡는다. 네 식구가 한 끼에 비우는 나물이 한 접시라면, 나물 한 종류의 기준량이 그겁니다.
3단계, 접시 수에 명절 음식으로 차릴 끼니 수를 곱한다. 세 끼면 3을 곱하고, 두 끼면 2를 곱해요. 이 수가 실제로 사야 할 양입니다.

식구가 둘이면 2단계에서 접시를 절반으로 잡고, 여섯이면 한 접시 반으로 잡습니다.
지난 명절에 버린 품목이 기억나면 거기서 한 번 더 깎아요. 버렸다는 것은 그 품목의 2단계 기준량이 우리 집에 과했다는 뜻이니, 다음 명절에는 그 품목만 절반으로 시작합니다.
계산까지 끝냈으면 이제 달력에 날짜를 적을 차례예요.
차례상 준비, 우리 집은 어느 날 장을 볼까?
집마다 사야 할 것이 다르니 날짜도 다르게 잡습니다. 네 경우로 나뉘어요.
선물세트를 보내는 집은 9월 16일 하나만 지킵니다. 보낼 곳 명단을 먼저 확정하고, 이마트는 행사카드 5만 원, 롯데마트는 3만 원 기준을 넘겨 배송비를 지웁니다. 차수 상한이 내려가기 전에 결제하면 같은 세트를 더 싸게 담을 수 있어요.
차례상을 차리는 집은 세 날짜를 다 씁니다. 9월 16일까지 마른 재료와 양념, 22일이나 23일에 채소와 과일, 24일에 생선과 나물입니다.
차례를 지내지 않고 가족 식사만 하는 집은 사전예약을 건너뛰어도 됩니다. 선물세트를 안 보내면 9월 16일 마감이 우리 집과 상관없어요. 22일이나 23일에 한 번, 24일에 한 번, 두 번이면 끝납니다.
코스트코에서 살 계획이라면 날짜보다 점포에 먼저 물어봅니다. 코스트코는 추석 선물세트 행사를 이미 열어 뒀지만, 시작일과 끝나는 날을 페이지에 적어 두지 않았어요. 대신 입고일과 재고가 점포별로 다를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대형마트처럼 차수별 사전예약을 받는지도 공식 안내에 나와 있지 않으니, 가려는 점포에 대표번호 1899-9900으로 확인하는 편이 확실합니다.
네 경우 모두 장을 보러 나가기 전날 밤에 냉장고 야채칸을 비워 두는 순서는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일게요. 할인율과 상품권 규모는 결제 수단과 매장에 따라 달라집니다. 최대 50%라는 숫자도 이마트 기준으로는 행사카드 결제나 신세계포인트 적립이 붙었을 때 나오는 값이니, 담기 전에 매장 안내를 한 번 보고 계산대로 가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코스트코도 대형마트처럼 사전예약 날짜가 정해져 있나요? A. 코스트코 공식 안내에는 추석 선물세트의 행사 시작일과 종료일이 적혀 있지 않습니다. 사전예약 제도를 운영하는지도 나와 있지 않고, 입고일과 재고가 점포별로 다를 수 있다는 안내만 있어요. 기간을 표기하는 다른 행사와 다르니 가려는 점포에 직접 물어보는 게 빠릅니다.
Q. 행사카드가 없어도 최대 50% 할인을 받나요? A. 이마트는 행사 품목 최대 50% 할인을 행사카드로 결제하거나 신세계포인트를 적립할 때 적용한다고 안내합니다. 카드나 적립 없이 결제하면 할인 폭이 달라질 수 있어요. 계산 전에 해당 품목의 안내 문구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Q. 온라인에서만 따로 하는 사전예약도 있나요? A. 롯데마트는 온라인 채널인 제타에서 8월 13일부터 28일까지 별도로 사전예약을 진행합니다. 최대 120만 원 즉시할인을 걸었고, 매장 사전예약과 기간이 다릅니다. 매장에 못 가는 경우라면 이쪽 일정을 따로 챙겨야 해요.
Q. 9월 16일을 놓치면 선물세트를 아예 못 사나요? A. 두 마트가 공개한 것은 사전예약 기간이 9월 16일에 끝난다는 사실까지입니다. 그 뒤 매장 판매가 어떤 조건으로 이어지는지는 따로 안내되지 않았어요. 마감 뒤에 사야 한다면 점포에 남은 물량과 가격을 확인하고 움직이는 게 맞습니다.
Q. 선물세트 종류가 얼마나 되고 가격대는 어느 정도인가요? A. 롯데마트는 이번 사전예약에 약 900종을 내놨습니다. 가성비 구성을 늘려 과일은 4만~6만 원대, 축산은 10만 원 미만, 수산과 김·견과류는 5만 원 미만 상품을 넓혔다고 밝혔어요. 예산을 먼저 정하고 그 구간부터 보면 고르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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