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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안 드는 방 인테리어 식물, 물 안 줘도 산다던데… (+ 초보 추천, 공기정화, 화분 고르기, 겨울나기)

저광량 실내식물과 창가 배치를 보여주는 대표 이미지

물 안 줘도 알아서 큰다는 말을 듣고 스투키나 산세베리아를 들이셨을 거예요. 반은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실내 식물이 가장 많이 걸리는 병은 목마름이 아니라 뿌리썩음입니다. 아이오와주립대 원예 자료는 과습으로 생긴 뿌리썩음을 실내 식물에게 가장 흔한 병으로 꼽습니다.

물을 아무리 잘 맞춰도 되살아나지 않는 화분이 있어요. 인테리어로 들인 식물이 죽는 첫 번째 원인은 빛입니다. 사람이 편하게 지내는 거실 밝기와 식물이 살 수 있는 최소 밝기는 여덟 배쯤 벌어집니다.

눈은 어두워지면 동공을 열어 밝기를 알아서 보정해요. 잎에는 그런 장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한테 충분히 밝은 방이 식물에게는 해가 안 드는 자리가 됩니다.

북향 원룸 거실이 밝아 보여도 식물에게는 어두운 이유

지금 식물이 놓인 자리, 낮에 조명을 끄고도 책을 읽을 만한가요? 읽기 힘들다면 그 자리는 식물이 살기 어려운 밝기입니다.

우리나라 조도 기준인 KS A 3011은 주택 거실을 60에서 150럭스로 잡습니다. 표준값은 100럭스예요. 같은 기준에서 책을 읽는 자리는 600에서 1,500럭스입니다.

식물 쪽 기준은 여기서 한참 위에 있습니다. 일리노이대학 원예 자료는 저광량 식물의 기준을 75풋캔들로 잡는데, 럭스로 바꾸면 약 800럭스예요. 거실에서 우리가 편하게 느끼는 밝기의 여덟 배입니다.

그러니 조명을 아무리 밝혀도 소용이 없어요. 식물이 쓰는 빛은 낮에 창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입니다.

같은 자료는 창 방향과 거리로도 밝기를 나눠 놓았습니다. 북향 창은 바로 앞이 중간 광량이고, 한 걸음 물러나면 저광량으로 떨어집니다. 남향 창은 4미터 넘게 물러나야 저광량 구간에 들어가요.

북향 원룸이라면 화분을 놓을 수 있는 자리가 창틀 한 줄로 좁혀집니다. 선반이나 책상 때문에 창에서 한 걸음 물러난 순간, 저광량 식물조차 버티기만 하는 밝기가 돼요.

북향 창과 남향 창의 거리별 광량 차이를 나타낸 이미지

자기 집 밝기는 휴대폰 조도계 앱으로 재보면 바로 나옵니다. 맑은 날 정오에서 두 시 사이에, 실내 조명을 다 끄고, 잎이 놓일 높이에서 창 쪽을 향해 재세요. 800럭스가 안 나오면 저광량 식물도 그 자리에서는 새 잎을 만들지 못합니다.

800럭스 언저리에서 버티는 것은 산세베리아와 스킨답서스, 금전수 정도예요. 스투키도 산세베리아 종류입니다. 몬스테라나 고무나무는 그보다 밝은 자리에서 자라니, 창 바로 앞을 통째로 내줄 수 있을 때 고르세요.

공기정화를 노리고 창 없는 화장실이나 침대 머리맡에 화분을 두는 경우가 많아요. 그 배치는 식물만 상합니다.

드렉셀대학 연구진이 2019년에 30년치 실내 식물 실험 196건을 하나의 기준으로 다시 계산했습니다. 화분 식물이 건물 환기 설비만큼 공기를 바꾸려면 바닥 1제곱미터당 100개에서 1,000개가 필요하다는 결과였어요. 창문을 몇 분 여는 쪽이 훨씬 빠릅니다.

자리를 옮기고 나면 다음으로 손이 가는 게 물뿌리개예요. 두 번째 원인이 여기서 시작됩니다.

물은 요일이 아니라 흙 속 2cm가 마른 날에 준다

일요일마다 물을 주는 습관이 화분을 가장 빨리 죽입니다. 같은 화분이라도 여름과 겨울, 창가와 방 안쪽에서 흙이 마르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과습이 이어지면 흙 속 곰팡이가 뿌리를 파고듭니다. 아이오와주립대 자료는 피시움과 파이토프토라, 리족토니아, 푸사리움을 뿌리썩음의 원인균으로 꼽아요. 이 균들은 물이 잘 안 빠지는 젖은 흙에서 번집니다.

문제는 뿌리가 썩을 때 나타나는 모습이 목마름과 똑같다는 데 있어요. 같은 자료는 아래쪽 잎부터 축 처지고 그것이 위로 번진다고 설명합니다. 잎이 처지니 물을 더 주게 되고, 그때부터 화분이 급하게 무너집니다.

뿌리썩음과 목마름 증상을 구분하기 위해 뿌리를 확인하는 이미지

헷갈릴 때는 화분을 기울여 뿌리를 꺼내 보세요. 건강한 뿌리는 단단하고 흰색이며 잔뿌리가 많습니다. 썩은 뿌리는 물러져 있고 갈색이나 붉은빛이 돌아요.

물 주는 날은 달력이 아니라 흙을 만져보고 정합니다. 확인은 정해진 요일에 하되, 손가락을 흙에 2~3센티미터 넣어 축축하면 그날은 넘기세요. 바싹 마른 느낌이 나야 주는 날입니다.

줄 때는 화분 바닥으로 물이 흘러나올 때까지 붓습니다. 받침에 고인 물은 곧바로 버리세요.

그런데 이렇게 맞춰 줘도 흙이 몇 주씩 안 마르는 화분이 있어요. 식물이 아니라 화분이 원인입니다.

배수구 없는 인테리어 화분에 심으면 물은 어디로 갈까?

인테리어용으로 나오는 도자기 화분과 시멘트 화분에는 바닥 구멍이 없는 것이 많습니다. 모양을 보고 골랐다면, 그 화분이 지금 흙을 젖은 채로 붙잡고 있어요.

바닥에 자갈을 깔면 된다는 말을 흔히 듣습니다. 일리노이대학 확장 자료는 반대로 설명해요. 물은 자갈로 곧장 내려가지 않고 자갈 바로 위 흙층에 고입니다. 그 흙의 빈틈이 물로 다 찬 뒤에야 아래로 빠지기 시작해요.

결국 뿌리가 있는 자리가 더 오래 젖어 있게 됩니다. 화분 안에 까는 자갈층은 과습을 막아주지 못합니다.

같은 자료가 권하는 방법은 화분을 두 겹으로 쓰는 것입니다. 식물을 사 올 때 담겨 온 플라스틱 화분에 그대로 두고, 그 화분째 장식 화분 안에 넣으세요.

배수구 없는 장식 화분에 이중 화분을 넣는 방법을 보여주는 이미지

물은 싱크대로 옮겨서 주고, 다 빠진 뒤에 제자리로 돌려놓습니다. 바깥 화분에 물이 고여 있으면 비웁니다.

화분 크기도 같은 이유로 중요해요. 뿌리보다 훨씬 큰 화분에 옮겨 심으면 뿌리가 닿지 않는 흙이 계속 젖어 있습니다. 옮겨 심을 때는 지금 화분보다 지름이 2~3센티미터 큰 것까지만 고르세요.

자갈이 제 몫을 하는 자리는 화분 안이 아니라 받침 위입니다. 받침에 자갈을 깔고 물을 얕게 채워두면 증발하면서 주변 습도가 올라간다고 같은 자료는 설명해요.

습도가 문제로 떠오르는 계절은 따로 있습니다. 난방을 켜는 겨울이에요.

겨울 인테리어 식물은 유리창에서 떼어놓고 물을 늦춘다

겨울에 해가 짧아지면 화분을 창에 바짝 붙이게 됩니다. 잎이 유리에 닿는 순간부터 그 자리는 밝기보다 온도가 문제가 돼요.

아이오와주립대 자료는 대부분의 실내 식물이 낮에는 18에서 24도, 밤에는 15에서 18도를 좋아한다고 정리합니다. 10도 아래로 내려가거나 온도가 갑자기 오르내리면 상하는 식물이 생깁니다. 같은 자료는 찬 외풍이 드는 자리와 라디에이터 옆, 온풍기 바람이 닿는 자리를 피하고 잎이 차가운 유리에 닿지 않게 하라고 권해요.

겨울철 창가에서 온도와 습도를 관리하는 실내식물 이미지

난방을 켜면 실내가 급하게 마릅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많은 실내 식물이 40에서 50퍼센트 습도를 좋아하는데, 겨울철 집 안 습도는 10에서 20퍼센트까지 떨어져요. 화분을 여러 개 모아 두거나 가습기를 쓰면 그 차이를 줄일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물 주는 간격이 저절로 늘어납니다. 성장이 느려지니 흙이 마르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길어지기 때문이에요. 흙을 확인하는 주기는 그대로 두고, 젖어 있으면 넘기는 날을 늘리면 됩니다.

비료는 겨울에 주지 않아도 됩니다. 같은 자료는 겨울철에 대부분의 실내 식물이 자라지 않으므로 비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해요. 화분 안에 자갈층을 까는 일도 하지 않아도 되는 쪽입니다.

정리하면 손보는 순서는 자리, 화분, 물입니다. 식물 종류를 바꾸는 것은 맨 마지막이에요.

창에서 한 걸음 이상 떨어진 자리밖에 없다면 산세베리아와 금전수, 스킨답서스 중에서 고르세요. 창 바로 앞을 통째로 내줄 수 있다면 몬스테라나 고무나무까지 넓혀도 됩니다. 배수구 없는 장식 화분을 이미 샀다면 식물을 옮겨 심지 말고 두 겹으로 쓰세요.

빛이 잘 안 드는 집에서 오래 버틴 식물은 집집마다 다르더라고요. 몇 년째 살아 있는 화분이 있으면 어떤 식물인지 댓글로 알려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식물등을 달면 창이 없는 방에서도 키울 수 있나요? A. 잎이 받는 조도를 채우면 됩니다. 다만 일반 조명은 800럭스를 만들려면 잎에서 상당히 가깝게 붙여야 하니, 조도계 앱으로 잎 높이에서 재본 뒤 거리와 켜 두는 시간을 정하세요.

Q. 흙에서 작은 날파리가 계속 날아다녀요. A. 뿌리파리입니다. 젖은 흙 표면에 알을 낳기 때문에, 흙 위 2~3센티미터가 마른 뒤에 물을 주는 것만으로도 수가 줄어요. 화분 위에 마사토를 얕게 덮으면 알 낳을 자리를 줄일 수 있습니다.

Q. 일주일 넘게 집을 비우는데 어떻게 하나요? A. 떠나기 전날 물을 흠뻑 주고 창에서 조금 떨어진 자리로 옮겨두면 흙이 마르는 속도가 느려집니다. 산세베리아나 금전수는 2~3주 정도는 그대로 둬도 괜찮아요. 화분을 여러 개 모아 두면 주변 습도가 덜 떨어집니다.

Q. 고양이나 강아지를 키우는 집인데 괜찮을까요? A. 미국동물학대방지협회(ASPCA)는 스킨답서스와 몬스테라, 금전수, 산세베리아를 개와 고양이에게 유독한 식물로 분류합니다. 잎을 씹으면 입안이 아리고 침을 흘리거나 토할 수 있어요. 닿지 않는 높이에 두고, 먹은 것 같으면 수의사에게 바로 연락하세요.

Q. 분갈이는 언제 해야 하나요? A. 배수구로 뿌리가 삐져나오거나, 물을 줬을 때 흙에 스미지 않고 그대로 흘러나오면 뿌리가 화분을 다 채운 상태입니다. 옮겨 심는 시기는 새 잎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봄이 무난해요. 겨울에는 자라지 않으니 미루는 편이 낫습니다.

Q. 스투키가 몇 년째 그대로인데 죽은 걸까요? A. 원통형 잎은 끝의 생장점이 잘려 있으면 위로 더 자라지 않습니다. 흙 속에서 새 촉이 올라오는지를 보세요. 잎이 물렁해지거나 밑동이 갈색으로 변하지 않았다면 살아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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