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은 반찬을 담아둔 용기를 냉장고에서 꺼내 전자레인지 문을 엽니다. 넣고 버튼을 누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몇 초, 그 사이 용기를 뒤집어 바닥을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답부터 적으면 이렇습니다. 데워도 되는 쪽은 종이·유리·도자기·폴리프로필렌(PP)·고밀도폴리에틸렌(HDPE)이고, 빼야 할 쪽은 일반 PET·멜라민 수지·페놀 수지·요소 수지·알루미늄 호일 같은 금속류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0년에 공개한 전자레인지 전용 식품용기 안내에 정리된 목록이 이 두 줄이에요.
그런데 이 두 줄을 외워도 판단이 끝나지 않습니다. 같은 재질이라도 제조 방법에 따라 내열성과 내구성이 다를 수 있다고 식약처가 같은 자리에 적어 뒀거든요. 재질 이름 다음에 볼 것이 하나 더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먼저 되는 쪽 다섯 가지부터 이름을 붙여 보겠습니다.
용기 바닥에서 찾을 재질 이름 5가지
식약처가 전자레인지에 쓸 수 있다고 정리한 재질은 다섯 가지입니다. 이름은 낯설어도 집에 있는 그릇으로 바꿔 놓으면 금방 잡혀요.
종이제는 종이로 만든 용기입니다. 유리제는 유리로 만든 그릇이고, 도자기제는 흙을 구워 만든 밥그릇이나 국그릇을 말합니다. 여기까지는 재질 이름과 눈에 보이는 것이 거의 같아서 헷갈릴 일이 없어요.
다만 도자기 그릇에 금색이나 은색 테두리가 둘러 있으면 그 부분은 금속입니다. 금속은 뒤에 나올 빼야 할 쪽에 들어가니, 무늬가 들어간 그릇은 도자기라는 이유만으로 넘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헷갈리는 것은 남은 두 가지, 플라스틱 쪽입니다. **폴리프로필렌(PP)**과 **고밀도폴리에틸렌(HDPE)**은 겉만 봐서는 다른 플라스틱과 구별되지 않아요. 그래서 이 둘은 눈이 아니라 용기에 인쇄된 재질 표시에서 찾습니다.
폴리프로필렌에는 자주 걸리는 오해가 하나 붙어 있습니다. 식약처는 폴리프로필렌이 프탈레이트류 같은 가소제나 비스페놀A를 원료로 쓰지 않아 환경호르몬이 검출될 우려가 없다고 정리해 뒀어요. 플라스틱이라서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말이 이 재질에는 해당하지 않는 셈입니다.

반대로 데우는 용도에서 빼야 할 재질도 다섯 가지입니다.
데우는 용도에서 빼야 할 재질 5가지
일반 PET은 음료 페트병에 쓰이는 그 재질입니다. 식약처 목록에서 PET은 전자레인지에 쓸 수 없는 쪽에 있어요. 내열 PET처럼 이름이 따로 붙은 재질은 별개이므로, 제품에 적힌 재질 이름을 줄여 읽지 말고 그대로 봅니다.
멜라민 수지는 가볍고 잘 깨지지 않아 식당 그릇으로 자주 보이는 재질입니다. 정부가 운영하는 소비자24의 식품용기 안전정보는 멜라민 수지를 가열하면 포름알데히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힙니다. 겉모습이 도자기와 비슷해서 그릇만 보고 도자기로 넘겨짚기 쉬운 재질이에요.
페놀 수지와 요소 수지는 이름이 낯설어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식약처 목록에서 이 둘은 멜라민 수지와 나란히 쓸 수 없는 쪽에 올라 있어요. 재질 표시에 ‘수지’라는 말이 보이면 어느 수지인지 끝까지 읽습니다.
알루미늄 호일을 비롯한 금속류는 성격이 다릅니다. 불꽃이 튀고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소비자24 안전정보의 경고예요. 호일에 싸인 채로 남은 음식은 호일을 벗겨 다른 그릇에 옮깁니다.
목록 다섯 가지에는 없지만 하나 더 알아둘 재질이 있습니다. 폴리스티렌(PS)은 전자레인지에서 변형이 생길 수 있다고 소비자24 안전정보가 적어 뒀어요.

여기까지가 재질 이름으로 가르는 두 줄입니다. 그런데 용기에 붙은 표시를 다시 보면, 재질 말고도 적혀 있는 것이 있어요.
식품용 표시는 재질만 알려준다
용기 바닥이나 포장 뒷면에서 ‘식품용’이라는 단어나 그 자리를 대신하는 도안을 본 적 있으시죠?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은 기구와 용기·포장에 재질, 영업소 명칭과 소재지, 소비자 안전을 위한 주의사항을 표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식품용’이라는 단어 또는 식품용 기구를 나타내는 도안이 더해져요.
그래서 이 표시가 답하는 물음은 하나로 정해져 있습니다. 이 그릇에 음식을 담아도 되느냐입니다. 전자레인지에 넣어도 되느냐는 이 표시가 답하는 물음이 아니에요.
전자레인지에 관한 답은 다른 표시가 가지고 있습니다. 식약처는 제품을 살 때 ‘전자레인지용’ 표시를 확인한 뒤 쓰라고 안내합니다. 재질 이름을 확인하고도 이 표시를 한 번 더 보라는 뜻이에요.
그러면 흔히 기준으로 삼는 그 표시, 삼각형 안의 숫자는 어디에 해당할까요?
재활용 삼각형 숫자를 기준으로 쓰면 안 되는 이유
삼각형 안에 숫자와 재질 약자가 적힌 표시는 다 쓴 용기를 어느 통에 버릴지 가려내라고 붙은 것입니다. 그래서 이 표시가 알려주는 것은 재질 이름까지예요. 그 재질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열을 얼마나 견디는지는 이 표시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식약처가 전자레인지 용기 안내에 한 줄을 덧붙여 둔 이유가 여기 있어요. 같은 재질이라도 제조 방법에 따라 내열성과 내구성이 다를 수 있다는 문장입니다.
이 한 줄 때문에 판단 순서가 바뀝니다. 재질 이름이 되는 쪽 다섯 가지 안에 있다는 것은 통과 조건이지 합격 도장이 아니에요. 그 위에 ‘전자레인지용’ 표시가 붙어 있어야 그 제품 하나에 대한 답이 됩니다.

재질 표시와 전자레인지용 표시를 모두 확인했다면, 이제 손에 남는 것은 뚜껑입니다.
밀폐용기 뚜껑을 열고 돌려야 하는 이유
뚜껑을 꽉 닫고 돌리면 안이 어떻게 되는지부터 봅니다. 음식에서 나온 수증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히면서 내부 압력이 올라갑니다. 그래서 소비자24 안전정보는 밀봉된 상태로 조리하지 말고 뚜껑을 열거나 개봉한 뒤 쓰라고 안내해요.
밀폐용기는 뚜껑이 잘 닫히는 것이 장점이라 이 부분에서 가장 자주 걸립니다. 데울 때는 뚜껑을 아예 벗기거나, 김이 빠져나갈 만큼 한쪽을 열어 둡니다.
음식 종류도 하나 걸려요. 기름기가 많거나 수분이 많은 식품은 과열되기 쉬워 화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같은 안전정보에 붙은 주의사항입니다. 그릇이 미지근해 보여도 안쪽 음식은 온도가 다를 수 있으니 꺼낸 뒤 바로 입에 대지 않습니다.
배달로 받은 용기는 여기서 한 단계가 더 필요합니다. 포장 겉면이나 바닥에 재질 표시가 남아 있는지 보고, 찾지 못하면 데우기 전에 다른 그릇으로 옮겨 담아요.
그러면 우리 집 용기들은 각각 어느 쪽에 들어갈까요?
우리 집 용기는 어느 쪽일까?
지금 냉장고에 들어 있는 용기를 네 가지로 나누면 오늘 할 일이 정해집니다.
전자레인지용 표시가 붙어 있는 밀폐용기는 그대로 씁니다. 뚜껑만 벗기거나 한쪽을 열고 돌리면 돼요.
재질 표시는 있는데 전자레인지용 표시가 없는 용기는 담아두는 용도로만 남깁니다. 재질이 폴리프로필렌이라고 적혀 있어도 마찬가지예요. 같은 재질이라도 제조 방법에 따라 내열성이 다르다는 안내가 여기에 걸립니다.
표시가 지워졌거나 배달로 받아 표시를 찾을 수 없는 용기는 옮겨 담습니다. 유리 그릇이나 도자기 그릇처럼 재질이 눈에 보이는 쪽으로 옮기면 확인할 것이 없어져요.

금색·은색 테두리가 있는 그릇과 호일에 싸인 음식은 데우는 용도에서 뺍니다. 금속이 들어간 부분이 있으면 그릇 자체를 바꾸는 편이 간단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입니다. 여기까지의 기준은 식약처가 2020년에 공개한 재질 목록과 표시 안내를 따른 것이고, 제품 하나하나에 대한 최종 답은 그 제품에 적힌 사용상 주의사항이 가지고 있어요. 표시 내용이 서로 어긋나 보이거나 재질을 끝까지 확인할 수 없으면 포장에 적힌 영업소로 문의하거나, 식약처가 운영하는 식품안전나라에서 기구·용기·포장 안내를 찾아보시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재질 표시는 용기 어디에서 찾나요? A.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이 기구와 용기·포장에 재질을 표시하도록 정하고 있어, 제품 바닥이나 옆면, 포장 뒷면에 인쇄되어 있습니다. 눈으로 찾지 못하면 제품 상세정보나 제조사 안내에서 확인하는 편이 빠릅니다.
Q. ‘식품용’이라는 단어 없이 그림만 붙은 제품도 있던데요? A. 시행규칙이 ‘식품용’이라는 단어 또는 식품용 기구를 나타내는 도안 중 하나를 표시하도록 정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둘 중 무엇이 붙어 있든 식품에 닿아도 되는 기구라는 뜻은 같아요.
Q. 몸체와 뚜껑을 따로 확인해야 하나요? A. 몸체와 뚜껑의 재질이 다른 제품이 있습니다. 재질 표시가 각각 적혀 있는지 보고, 하나만 적혀 있으면 어느 부분을 가리키는 표시인지 제조사에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 여러 번 데워 쓴 용기는 언제 바꿔야 하나요? A. 몇 회까지 쓸 수 있다는 기준은 공개된 안내에서 확인되지 않습니다. 제품에 적힌 사용상 주의사항을 따르되, 변형이나 균열이 보이면 데우는 용도에서 빼는 편이 안전해요.
Q. 전자레인지용 표시가 있으면 오븐에도 쓸 수 있나요? A. 전자레인지용 표시는 전자레인지에 관한 안내입니다. 오븐 사용 여부는 제품에 따로 적힌 안내를 확인해야 하고, 같은 재질이라도 제조 방법에 따라 내열성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 식약처 설명입니다.
Q. 표시가 실제와 다른 것 같으면 어디에 물어보나요? A. 포장에 적힌 영업소 명칭과 소재지가 그 제품의 문의처입니다. 기구·용기·포장 표시 제도 자체에 대한 안내는 식약처가 운영하는 식품안전나라에서 찾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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