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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 보관한 나물은 무침에 못 쓴다던데… (+ 물기 짜기 | 소분 | 해동 | 보관 기간)

얼린 나물 냉동보관 방법을 한눈에 보여주는 대표 이미지

얼린 나물은 국에나 넣어라, 무침은 그날그날 해라, 나물은 원래 냉동이 안 된다. 명절이나 제사가 지나고 나물이 남으면 꼭 듣는 말입니다.

무침에도 쓸 수 있습니다. 갈라놓는 것은 나물 종류가 아니라 얼리기 전에 남겨 둔 물기예요.

같은 시금치를 같은 봉지에 담아 같은 냉동실에 넣어도, 짜는 정도에 따라 하나는 무쳐 먹고 하나는 된장국에 들어갑니다. 나물에 남은 물이 얼면서 세포 안에서 하는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기를 덜 짠 데친 나물이 해동하면 물러지는 이유

물은 얼면 부피가 늘어납니다. 나물 줄기 안에 남은 물도 마찬가지예요. 세포 안에서 물이 얼면서 자리를 넓히고, 그러느라 세포벽을 밀어냅니다.

밀어내는 힘은 얼음 알갱이가 굵을수록 셉니다. 식품을 얼릴 때 영하 1도에서 영하 5도 사이를 최대빙결정생성대라고 부르는데, 이 구간을 천천히 지날수록 알갱이가 굵게 자랍니다. 굵은 알갱이는 세포벽을 찢고, 찢어진 세포에서 해동할 때 물이 흘러나옵니다.

녹인 나물 접시에 고이는 물이 그 물입니다. 나물에서 물이 빠져나간 만큼 맛도 함께 빠지고, 남는 것은 힘없이 늘어진 줄기예요.

그럼 얼마나 짜야 할까요?

손아귀에 쥐고 한 번 짠 뒤 30초를 그대로 둡니다. 다시 힘을 주었을 때 물이 더 나오면 아직 덜 짠 것입니다. 짠 나물을 마른 키친타월 위에 올리고 다섯을 세어 보세요. 종이가 젖어 번지면 한 번 더 짭니다.

다만 시금치처럼 잎이 얇은 나물은 손아귀 힘만으로 끝까지 짜면 줄기가 뭉개집니다. 이럴 때는 면포에 싸서 물을 빼면 힘이 고르게 들어가요.

여기까지가 물기입니다. 그런데 다 짜 놓고도 물기를 도로 붓는 경우가 있어요. 나물이 아직 뜨거울 때입니다.

데친 나물 물기 짜는 방법으로 냉동 전 수분을 제거하는 모습

한 김 식혀서 얼려야 하는 이유

데친 나물을 찬물에 헹구면 온도가 내려갑니다. 그런데 짜는 동안 손 온도와 남은 열로 다시 미지근해져요. 이 상태로 봉지에 담아 묶으면 봉지 안에서 김이 올라옵니다.

올라온 김은 봉지 안쪽에 붙어 성에가 됩니다. 애써 짜낸 물이 봉지 안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얼린 나물을 꺼냈을 때 하얗게 낀 성에가 이렇게 생깁니다.

봉지 밖에서도 문제가 생깁니다. 뜨거운 것을 냉동실에 바로 넣으면 그 칸 온도가 잠깐 올라가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때 옆에 있던 냉동식품이 부분적으로 녹을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녹았다 다시 어는 동안 그 식품도 최대빙결정생성대를 한 번 더 지나게 돼요.

식히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찬물에 헹군 나물을 채반에 얇게 펼쳐 두세요. 겹쳐 쌓아 두면 가운데가 계속 미지근합니다.

식약처는 조리한 음식을 두 시간 안에 냉장이나 냉동으로 옮기라고 안내합니다. 식힌다고 저녁 내내 채반에 두지는 않습니다.

식혀서 짠 나물을 이제 봉지에 담을 차례입니다. 얼마씩 나눌지가 다음 문제예요.

한 번에 먹을 나물 소분 양 계산법

한 봉지에 다 담으면 담을 때는 편합니다. 꺼낼 때가 문제예요. 필요한 만큼 떼려면 봉지째 녹여야 하고, 남은 것은 다시 얼리게 됩니다.

우리 집 한 끼 분량이 몇 그램인지는 저울을 한 번만 꺼내면 알 수 있습니다. 다음에 나물을 무칠 때 데쳐서 짠 나물 전체 무게를 재두세요. 상에 올렸다가 남은 양을 다시 재서 빼면 그 차이가 우리 집 한 끼 분량입니다.

이 값을 알면 봉지 개수가 저절로 정해집니다. 데쳐 짠 나물이 300그램인데 한 끼에 100그램을 먹는 집이면 세 봉지로 나눕니다.

나물 소분 양을 저울로 재어 한 끼 분량씩 냉동 준비하는 모습

나눠 담은 봉지는 눕혀서 손바닥으로 눌러 평평하게 만듭니다. 가운데가 두꺼우면 겉은 벌써 얼었는데 속은 아직 미지근해요. 속이 최대빙결정생성대를 천천히 지나는 동안 굵은 알갱이가 자랍니다.

평평하게 얼려 두면 좋은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필요한 만큼 손으로 부러뜨려 쓸 수 있어서, 녹였다 다시 얼릴 일이 없어져요.

여기까지는 아무것도 넣지 않은 나물입니다. 양념을 해서 얼리면 어떨까요?

양념해서 얼려도 되는 나물과 안 되는 나물

무쳐서 얼리면 꺼내 바로 상에 올릴 수 있으니 편합니다. 다만 양념에 든 소금이 하는 일을 먼저 알아야 해요.

소금은 나물 세포 밖에 몰려 있고 안쪽에는 물이 있습니다. 농도를 맞추려고 세포 안 물이 밖으로 나옵니다. 무쳐 둔 나물 그릇 바닥에 물이 고이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얼리기 전에 이미 물이 나와 있으면 그 물이 그대로 얼음 알갱이가 됩니다. 짜낸 만큼을 양념이 도로 끌어낸 것입니다.

참기름을 넣어 무친 나물에는 문제가 하나 더 있어요. 기름은 냉동실 안에서도 천천히 산화합니다. 한 달쯤 지나면 고소한 향 대신 눅눅한 냄새가 먼저 올라옵니다.

그래서 무친 나물과 볶은 나물을 갈라서 보면 정리가 됩니다. 생으로 무친 나물, 그러니까 시금치무침이나 콩나물무침은 얼리지 않습니다. 반대로 기름에 볶아 익힌 나물은 얼려도 됩니다. 고사리볶음, 도라지볶음, 취나물볶음이 여기 해당해요.

볶는 동안 수분이 이미 날아갔고, 익힌 것이라 해동한 뒤 한 번 더 데워 먹기 때문입니다.

얼리기 전에 소금을 살짝 뿌려 두면 오래간다는 말이 있는데, 뿌리지 않아도 됩니다. 소금은 세포 안 물을 밖으로 끌어내니 오히려 반대로 갑니다.

볶은 나물과 무친 나물을 구분해 냉동 보관하는 모습

그런데 볶아서 얼렸는데도 유난히 물러지는 나물이 있어요. 나물마다 조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냉동에 잘 견디는 나물과 못 견디는 나물 8가지

얼음 알갱이가 세포벽을 찢는 것은 모든 나물에 똑같이 벌어집니다. 찢겼을 때 티가 나는 정도가 다를 뿐이에요.

잎이 얇고 물이 많은 나물은 세포벽이 무너지면 형태가 바로 주저앉습니다. 줄기가 굵고 섬유가 억센 나물은 섬유가 뼈대 노릇을 해서 형태가 남아요.

나물데치거나 삶는 정도녹인 뒤 무침오래 두었을 때
고사리(불린 것)20분 삶기볶음 그대로 잘 된다두세 달까지 형태가 남는다
도라지소금에 주물러 헹구고 1~2분볶아서 얼리면 된다두세 달까지 형태가 남는다
시래기푹 삶아 껍질을 벗긴다된장에 무쳐 먹을 수 있다두세 달까지 형태가 남는다
취나물연한 것 30초, 굵은 것 2~3분볶아서 얼리면 된다한 달이 지나면 향이 먼저 준다
무나물볶아서 익힌다국이나 볶음으로 돌린다한 달 안에 쓴다
시금치30초에서 1분된장국이나 된장무침으로 돌린다잎이 가장 먼저 주저앉는다
콩나물3~5분국으로 돌린다대가리가 물러진다
숙주30초볶음으로 돌린다물이 가장 많이 빠진다

데치는 시간은 줄기 굵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표에 적힌 시간을 채우기보다, 굵은 줄기를 손톱으로 눌러 힘없이 들어가면 건지는 편이 정확해요.

보관 기간은 안전과 맛을 나눠서 봅니다. 식약처가 정한 냉동식품 보관 온도인 영하 18도 이하를 지키면 세균은 자라지 않습니다. 상하지 않는다는 뜻이지 맛이 그대로라는 뜻은 아니에요.

봉지 안쪽 성에가 두꺼워졌거나 나물 색이 누렇게 떴으면 무침은 접습니다. 국이나 볶음으로 돌리면 아직 쓸 수 있습니다.

표에서 무침이 된다고 적힌 나물도 꺼내는 방법이 틀리면 물이 빠집니다.

냉동 보관한 나물 꺼내 쓰는 순서 3단계

1단계, 전날 밤에 냉장실로 옮긴다 필요한 만큼 부러뜨려 접시에 담고 냉장실 아래 칸에 넣습니다. 식약처는 냉장 해동과 흐르는 찬물 해동, 전자레인지 해동을 안전한 방법으로 안내하고 그중 냉장 해동을 가장 권합니다. 실온에 꺼내 두면 겉만 먼저 녹아 물이 빠지고 속은 아직 얼어 있어요.

2단계, 국이나 볶음이면 녹이지 않는다 된장국이나 볶음에 넣을 나물은 언 채로 그대로 냄비에 넣습니다. 녹는 동안 빠져나올 물이 국물 안으로 들어가니 버리는 것이 없어요. 볶을 때는 불을 세게 올리고 물이 나오기 전에 빨리 볶습니다.

냉동 나물을 냉장 해동으로 천천히 녹이는 모습

3단계, 녹인 뒤 남은 것은 다시 얼리지 않는다 녹인 나물을 도로 냉동실에 넣으면 얼음 알갱이가 한 번 더 굵게 자랍니다. 찢긴 세포가 더 찢기고, 녹는 동안 늘어난 세균은 다시 얼려도 죽지 않아요.

식약처는 2022년 고시를 고쳐 냉동식품을 나누려고 잠깐 녹였다가 곧바로 다시 얼리는 것을 허용했습니다. 다만 이것은 품질이 변하지 않게 즉시 처리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집 냉장실에서 밤새 녹인 나물은 여기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3단계까지 갈 일을 아예 만들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한 끼 분량만큼 부러뜨리고, 애매하면 적게 꺼내 모자란 쪽을 고르세요. 모자란 나물은 다음 봉지를 꺼내면 되지만, 남은 나물은 돌릴 데가 국밖에 없습니다.

냉동실 온도가 자주 오르내리는 집이라면 표에 적은 기간보다 짧게 잡는 것이 안전해요. 녹였을 때 시큼한 냄새가 나거나 물이 미끈하면 조리하지 않고 버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데치지 않고 생나물을 그대로 얼려도 되나요? A. 데치는 것은 물기를 빼려는 것만이 아니라 나물 안에 있는 효소를 멈추려는 것입니다. 효소가 살아 있으면 냉동실 안에서도 색과 향이 천천히 변합니다. 한 달 넘게 둘 생각이면 데쳐서 얼리는 편이 낫습니다.

Q. 봉지 대신 밀폐용기에 담아 얼려도 되나요? A. 담을 수는 있지만 용기 안 빈 공간에 성에가 맺힙니다. 봉지는 공기를 눌러 빼고 평평하게 만들 수 있어서 나물에는 봉지 쪽이 유리해요.

Q. 냉동실 어느 칸에 넣어야 하나요? A. 문 쪽은 열 때마다 온도가 오르내려 성에가 잘 생깁니다. 처음 얼릴 때는 가장 안쪽 바닥에 붙여 두고, 다 얼고 나면 다른 칸으로 옮겨도 됩니다.

Q. 물기를 짤 때 나온 물은 육수로 써도 되나요? A. 데친 물과 짜낸 물에는 나물에서 빠져나온 성분과 함께 떫은맛도 섞여 있습니다. 특히 시금치나 고사리를 데친 물은 버리고 쓰지 않는 것이 보통이에요.

Q. 진공 포장기가 있으면 더 오래 두어도 되나요? A. 공기를 빼면 성에가 덜 끼고 색 변화도 늦춰집니다. 다만 진공이 얼음 알갱이 크기를 줄여 주지는 않으니 물기를 짜고 평평하게 만드는 과정은 그대로 해야 합니다.

Q. 마른 나물을 불려서 얼려도 되나요? A. 불린 뒤 삶아서 물기를 짜면 생나물을 데친 것과 같은 상태가 됩니다. 불리는 데 시간이 걸리니 한 번에 많이 불려 삶고 나눠 얼려 두면 다음에는 바로 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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